서울관광재단 SEOUL TOURISM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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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홍보팀) 내 인생의 드라마, 서울 한옥에서 만나다
작성일 2026-05-04
조회 211

내 인생의 드라마, 서울 한옥에서 만나다


영화 드라마 광고 등 K-컬처가 선택한 도심 속 아름다운 한옥 명소 4선 소개

- 궁궐에 버금가는 전통 한옥부터 일제강점기에 만든 근대 가옥, 그리고 60년대 세워진 고급 요정까지.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우리 한옥에서 5월나기


□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 홍보팀은 신록의 계절인 5월을 맞아,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잊고,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한옥 명소 4곳을 소개한다.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의 배경이자 서울의 역사적 정취를 오롯이 간직한 한옥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여정을 제안한다.

○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은 자연 친화적이다. 주변 환경을 인공적으로 가공하기보다 지형과 조화를 이루며 건물과 자연이 한 몸처럼 어우러지게 했다. 이러한 철학의 정점이 바로 차경(借景)이다.

○ 차경이란‘자연을 빌려 내 정원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한옥의 창과 문이 빛과 바람의 통로를 넘어 사계절의 변화를 담아내는 액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담장 너머의 산과 하늘, 우거진 숲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한옥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1. 북한산 자락에 깃든 고요한 품격, 선운각>

□ 빌딩 숲 가득한 서울 도심을 벗어나 북한산 우이동 계곡에 다다르면 웅장한 규모와 단아한 미를 갖춘 한옥 선운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전통적인 미학 위에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풍경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 북한산 우이동 자락에 위치한 선운각은 1960년대 지어진 대규모 민간 한옥으로, 근대사의 굴곡을 간직한 곳이다. 현재는 한옥 카페 겸 야외결혼식장으로 변모하면서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서울 민간 한옥 중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입구부터 이어지는 긴 돌담과 박석은 방문객을 단숨에 고풍스러운 시간 속으로 이끈다. 특히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에 주인공 유진 초이가 근무하는 미국 공사관의 배경이 되었던 이 돌담길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다.

  ○ 돌담을 돌아 입구로 들어서면 현대적 감각으로 꾸며진 카페 본관이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본관 2층 테라스는 북한산의 유려한 능선을 막힘없이 감상할 수 있는 조망 명소다. 음료를 들고 본관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한옥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바뀐다. 한옥 내부에 마련된 좌식 좌석은 커다란 등이 은은한 빛을 발하고, 화려한 자개 테이블이 놓여 한국적 미감을 선보인다.

  ○ 선운각의 백미는 푸른 잔디가 펼쳐진 한옥 마당이다. 처마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눈앞에 펼쳐지는 신록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일상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5월의 싱그러운 초록빛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기와지붕 너머로는 북한산의 산세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짙게 물들어 계절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것도 선운각의 매력 포인트다.


□ 선운각에서 계곡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3.1운동의 발상지이자 천도교의 성지인 봉황각이 나타난다. 1912년 의암 손병희 선생은 북한산 자락 아래 한옥을 세우고 독립운동가를 양성했다.

  ○ 봉황각은 기와지붕이 북한산의 봉우리를 두르고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단청을 입히지 않아 나무 본연의 결이 살아있는 기둥과 보에서는 화려함 대신 선비의 기개가 느껴진다. 건물 내부에는 손병희 선생의 초상화와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가 감돌아 더욱 숙연한 마음이 든다. 후문을 나서 언덕을 50m 오르면 손병희 선생의 묘에 닿는다.


<2. 근대 한옥의 미학이 담긴, 백인제 가옥>

□ 북촌 한옥마을의 좁은 골목을 오르다 보면, 주변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웅장한 대문과 마주하게 된다. 백인제 가옥은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 최상류층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근대 한옥이다. 전통 한옥의 틀 위에 근대적 기능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기존 한옥과는 다른 독특한 미학을 자아낸다.

  ○ 1913년 당시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압록강에서 가져온 흑송을 사용해 집을 지었다. 이후 언론인 최선익을 거쳐 1944년 당대 외과 의술의 일인자이자 백병원의 설립자인 백인제 선생의 소유가 되었다. 백인제 선생은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는 비극을 겪었으나, 전쟁 후 부인 최경진 여사와 자녀들이 이곳에 거주하며 오늘날 백인제 가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남게 되었다.

  ○ 백인제 가옥이 근대 한옥으로 불리는 이유는 파격적인 내부 구조에 있다. 사랑채와 안채를 엄격히 구분했던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두 공간을 복도로 연결해 신발을 벗지 않고도 내부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또한, 유리창을 대폭 늘리고 붉은 벽돌로 담장을 쌓아 올리는 등 당시의 최신 건축 기법도 도입했다.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거나 고즈넉한 가옥을 한 바퀴 거니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깊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 백인제 가옥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이성민이 열연한 진양철 회장의 집, 영화 <암살>의 이경영이 연기한 강인국의 저택 촬영 장소로 알려지면서 K-콘텐츠 여행지로도 주목받는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해설사와 함께 안채, 부엌, 사랑채 내부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다.


□ 북촌한옥마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북촌동양문화박물관은 고가구와 다기, 문방사우 등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문화를 만나는 박물관이자 전통차 한 잔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찻집이다.

  ○ 음료를 주문하고 2층 테라스로 발걸음을 옮기면 북촌 한옥마을의 기와지붕이 물결처럼 발아래 깔리고, 저 멀리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의 풍경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반대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북악산의 산등성이가 병풍처럼 펼쳐져 고요한 산세와 도심의 풍경을 동시에 품은 서울만의 특별한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3. 왕이 나고 자란 도심 속 사저, 운현궁>

□ 현대적인 빌딩이 늘어선 종로 한복판, 두터운 돌담을 경계로 시간이 멈춘 듯한 평온함을 간직한 곳이 있다. 바로 조선 후기 파란만장한 역사의 중심지였던 운현궁이다. 5월의 햇살 아래 한옥 기둥 사이로 스며드는 부드러운 봄빛은 이곳 특유의 고결한 기품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내게 한다.

  ○ 운현궁은 흥선대원군의 사저이자 고종 황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일반적인 사대부 집안에서 보기 힘든 웅장한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다. 흥선대원군의 거처였던 노안당과 안채인 노락당으로 이어지는 건축미는 궁궐에 버금가는 정수를 보여주며, 겹겹이 층을 이룬 기와지붕은 중후한 멋을 자아낸다. 한때 궁궐에 비견될 만큼 거대했던 규모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축소되었으나, 그 안에 담긴 왕실의 권위와 역사적 무게감은 오늘날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다.

  ○ 운현궁의 진정한 매력은 담장 하나를 두고 분주한 도심과 분리된 고요함에 있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꽃향기 섞인 봄바람을 맞으며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모습이 이곳에선 낯설지 않다. 특히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찾아와 잠시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를 듣고 기와 끝에 걸린 구름을 바라보며 즐기는 짧은 휴식은,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운현궁 한옥 마당 너머 나지막한 언덕 위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1912년경 일제가 황실 인사를 회유할 목적으로 선대의 사당 자리에 지어준 르네상스 양식의 2층 저택, 운현궁 양관이다. 일본인 건축가 가타야마 도쿠마가 설계한 이 건물은 아치형 외관과 베란다가 어우러져 화려하다. 그러나 외벽에 새겨진 이화(李花) 문양은 끝내 조선 왕실의 것이었음을 조용히 증언한다. 매년 이곳 운현궁에서는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 재현식이 열려 왕실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 그동안 운현궁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2026년 아이유, 변우석 주연의 <21세기 대군부인>이 있다면 20년 전 우리에게는 추억의 MBC 드라마 <궁>이 있었다. 당시 주지훈(황태자 이신 역)이 살던 동궁의 서양식 건물로 등장했던 곳이 바로 운현궁이었다. KBS <각시탈>에서는 이시용 백작의 저택으로, MBC <더킹 투하츠>에서는 신궁의 일부로도 나왔다. 특히 20.5% 시청률을 기록했던 tvN <도깨비>에서는 공유가 연기한 도깨비 김신의 집으로 등장하며 다시 한 번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 양관은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내에 위치해 운현궁 담장 밖에서 외관을 감상할 수 있다

  ○ 서울관광재단은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도보로 관광지 코스를 탐방하는도보해설관광사업을 운영한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운 자태를 만끽하는 북촌한옥마을 코스는 운현궁에서 시작하여 석정보름우물터, 중앙 중고교, 가회동 성당을 지나 정독 도서관과 백인제 가옥까지 둘러본다. 서울도보관광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 흥선대원군은 판소리의 열렬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운현궁에서 울려 퍼지던 우리 소리의 맥락은 지척에 자리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박물관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민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 농부의 땀방울이 서린 노랫소리, 어부의 거친 숨이 느껴지는 뱃노래,흥을 돋우던 사당패 노래를 비롯하여 삶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상여소리와 호상놀이까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향토 민요가 전시되어 있다. 비치된 헤드셋을 통해 이제는 좀처럼 듣기 어려운 민요를 감상한다. 구성진 노랫가락이 귀를 가득 채우면 민요가 낯선 세대도 자연스럽게 우리 소리의 매력 속으로 이끌리게 된다.


<4. 문인들의 사랑방에서 찻집으로, 수연산방>

□ 성북동의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낡은 돌담 너머로 시간이 비껴간 듯한 단아한 한옥 수연산방을 마주한다. 한국 단편 소설의 선구자인 상허 이태준이 1933년에 직접 집을 짓고 문인이 모이는 산속의 집이라는 뜻을 담아 수연산방이라는 당호를 붙였다.

  ○ 수연산방은 사랑채와 안채를 한 건물에 집약한 개량 한옥이다. 전통 한옥의 틀을 따르면서도 공간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 집의 백미는 안방 앞에 자리한 누마루다. 섬세하고 화려하게 건축된 누마루는 가옥 전체에 격조를 더해주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정원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마당에 심은 나무와 꽃들이 가옥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공간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서 한옥 특유의 아늑함이 배어 나온다. 집안 곳곳에 차분하고도 묵직한 힘이 흘러서인지 정지용, 이상 등 당대의 문인들이 모여 문학과 삶을 논하며 밤을 지새웠다. 집주인 이태준은 이곳에 거주하며 다양한 문학작품을 집필했다.

  ○ 현재는 전통 차를 맛볼 수 있는 찻집으로 운영 중이다. 댓돌 위에 신발을 벗어두고 방으로 들어서면 옛 문인의 서재에 초대받은 듯한 특별한 기분이 든다. 방 안에는 나무 향이 은은하게 번지고, 스며드는 봄볕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다. 영화 <하녀>, 드라마 <부부의 세계>, 예능 <놀면 뭐하니?> 등 다양한 콘텐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한옥의 정취를 직접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 성북동에는 수연산방과 더불어 한옥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최순우옛집이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인 최순우가 살던 집으로, 한국의 미를 누구보다 깊이 사랑했던 선생의 안목과 자취가 집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 1930년대 지어진 한옥으로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최순우 선생이 거주했다. 사랑방과 안방, 대청과 건넌방이 ‘ㄱ’자 형태로 이어지며 건너편의 행랑채까지 어우러져 ‘ㅁ’자형 구조를 이룬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단정한 선과 나무의 질감을 살린 건축미가 돋보여 정갈한 분위기를 풍긴다. 마당에는 소나무, 산사나무, 모란 등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와 꽃을 가꾸었다.



붙임. 사진 자료 16부.  끝.